부트캠프 프로젝트 중 팀장이 그만둔 날

Intro

이전부터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프로젝트를 생각하지 못하고 남탓하기 바쁜 때가 있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인식을 전재하는데,
  • 어떠한 프로페셔널리즘도 없이 단순히 대충 틀만 완성하면 손가락질은 피할 수 있다는 생각
  • 내가 단기간 프로젝트에서 시간을 쏟아봐야 결과적으로 개인의 입장에서는 손해다 라는 생각

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면서 당연하게도 똥 치우는 경우도 허다했고 따라서 느리고 아무것도 못하는 팀원에 대해서 한심하다는 듯이 대한 적도 있다.
그러다가 내가 위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때, 나는 잘해봐야 중하라는 것을 느꼈을 때 하나하나의 순간을 보내는 데에 자만하는 것이 얼마나 성장가능성을 위협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한지 2년이 넘어서야 좀 더 많은 커뮤니티에서 협업을 진행하면서 사람이나 내가 중요한게 아니라 나는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하고 제품에 집중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쯤 동시에,

사람의 관계라는 것도 자연히 그 사람이 눈치채길 기다려서 될 것이 아니라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는데 난 학교다닐 때 이런사실에 대해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이전에는 많은 성장가능성을 놓친 계기가 되었고 의욕도 사라지고 전문성도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데, (물론 그 외에도 안 좋은 직장경험이라는 것도 크다. 하지만 그것도 직장에서 나쁜 개발문화 사이에서 내가 지냈기 때문에 가졌던 우울감이 원인이다.)
이번에 항해를 하면서, 개인 보다는 제품을, 개인보다는 팀웍이 제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잘해내겠다는 일념하에 최종 프로젝트에 진입한지 지금 1주차가 되었다.

오늘의 이야기

프론트 담당하는 교육생분 중에 가장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맘 편히 할 수 있는 분이 같이 팀을 하자는 제안에, 나는 매력을 느꼈고.
그 분과 나는 지금 벌써 1개월 반정도의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단 둘이 시간을 보낸 관계가 아닌가 하는 사실은 지금 내 가치판단 기준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주최측에서 최종 프로젝트 발표를 담당하는 분도 실력이 좋아보이는 사람끼리 뭉쳐서 망가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나는 더욱 확신을 가지고 그 분을 팀장으로 두고 내가 부 팀장으로 팀을 맞게 되었다.

그 사람이 제안한 의견이 더욱 가치있고 정당한 기획안이 되도록 보조하는 역할에서 나는 주도성을 띄고 있었고, 매일 일정이 끝날 때마다 매칭된 팀원분들의 상태라거나 불만을 가질만한 부분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고, 앞으로 단계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런데 돌연 오늘 아침에 그 분이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던지고 팀에서 사라지고 환불을 받게 되었는데, 사실 그때는 내색할만한 감정이 들지 않았고, 저녁 11시가 넘어서야 그 분과 늘 이야기하던 어제까지의 저녁이 떠올랐다.

그 분이 스스로에게 상처받아 다시 프로그래밍을 더 이상 하지 못할 것이 가장 걱정된다.
무능력함에 대비해서 부담감이나 기대감에 스스로 드러낸 것 사이에서 쏟아진 자괴감으로 비롯된 자책을 못 이기고 나간 것이 분명한데,
내가 그 분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팀원을 끌고 온 만큼 팀에게 매력적이기를 바랬던 억지가 그 분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도 있어 스스로 지난 수 일을 돌아보게 된다.
함께했던 시간의 저녁이 되니 좀 실감이 납니다. 무엇보다도 상처입지 않았기를 혹은 다시 잘 일어나서 함께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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